뒷북 취소 잘했지만...시 '우왕좌왕·졸속행정‘ 비난 자초

‘잠수교 백사장’ 없던 일로…시민단체 말 한마디에 오락가락한 서울시

잠수교 백사장 추진 업체, "돈 너무 들어 취소...예약자 환불“

양원석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8.04 18: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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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원석 기자
  • wonseok@newdaily.co.kr
  • 뉴데일리 사회부장 양원석입니다.
    사회부의 취재영역은 법원, 검찰, 경찰, 교육, 학술, 국방,안전, 공공행정, 시민사회 등 어느 부서보다도 넓습니다.
    복잡한 우리 사회엔 종종 條理와 不條理의 충돌이 일어납니다. 條理가 사회통념이라면, 不條理는 비뚤어진 일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무맹랑한 선동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不條理에 맞서, 세상을 條理있게 만드는 공기(公器)가 되고자 합니다.


‘전시성 이벤트’라는 비판을 받은 서울시의 ‘잠수교 바캉스’ 프로그램이 결국 취소됐다.

서울시는 4일 오후, 잠수교 다리 위에 810t의 모레를 깔아 인공해변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는 “사업을 주관하는 민간업체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난색을 표했다”며, 취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잠수교의 차량 및 자전거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이곳에 인공백사장을 만들어 시민휴식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잠수교 1㎞ 구간 중 700m 정도를 백사장으로 조성하고 해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선베드와 파라솔, 길이 150m에 이르는 워터슬라이드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초청해 모래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에게 즐길 거리,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시가 한강 변에 모래사장을 만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시는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벌였다. 그러나 차량이 통행하는 교량을 전면 통제하고 그 위에 모레를 깔아 인공적으로 백사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는 ‘잠수교 바캉스’ 이벤트에 대해, ‘파리 플라주’를 벤치마킹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파리 플라주’는 프랑스 파리시가 매년 여름 휴가철, 센강에 인공해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는 발표와 동시에 비판을 받았다.

차량 및 자전거 통행량이 많은 한강 교량을 3일간이나 전면 통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시민 불편이 예상되는 행사를 추진하면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한 사단법인 서울산책과 서울시의 ‘관계’도 주목을 받았다. 이 단체 대표는 박원순 시장 출마 당시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박원순 시장이 역점사업으로 내세운 ‘서울로 7017’ 개장 기념 이벤트도, 이 단체가 기획했다.

이벤트의 졸속 추진도 문제가 됐다. 국지성 폭우가 자주 내리는 여름철 서울의 기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기획해, 행사가 지난달 28일에서 이달 10일 이후로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뉴데일리는 ‘잠수교 바캉스’ 이벤트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분석, 두 차례에 걸쳐 기사를 내보냈다.

본지는 심층 취재를 통해, ‘서울산책’이 시민들을 상대로 워터슬라이드 이용료 등을 받아, 총 사업비 5억원 가운데 1억원을 충당키로 계획한 사실을 확인했다.

☞ 시민단체가 우기에 잠수교에 모래 깔고 입장료 받아?

☞ 여름마다 잠기는 잠수교에 '사상누각' 백사장이라니...

시는 본지의 첫 번째 기사에 대해 “박원순 시장 3선 도전을 위한 전시성 이벤트라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지만, 폭우 시 안전대책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공개입찰도 없이 해당 단체를 사업 주체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심사위원들이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정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름이면 잠기는 잠수교에 해변을 조성한다는 사업은 타당성 여부에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이 절실히 요구한 것도 아닌데 너무 갑작스럽게 행사를 추진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보여주기식 행정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정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병현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총무과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행사 날짜가 바뀌자 잠수교 바캉스를 주관하는 민간 협력업체가 사업 취소를 요청했다. 8월 중순은 여름 휴가가 끝물인 시기라 이용자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인건비·관리비의 추가 발생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잠수교 워터슬라이드 이용을 예약한 시민들은 이날부터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카드 결제는 승인이 취소되며, 무통장 입금방식으로 요금을 미리 낸 시민은 공식 웹사이트(www.slidethecity.co.kr)·위메프·지마켓 등 예약처에서 환불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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